영국의 토트넘 훗스퍼에서 미국 LAFC로 이적한 월드스타 손흥민 선수의 경기 후 인터뷰를 보면 그는 시스템과 동료 등 남탓을 하기보다 항상 자신을 탓하였습니다. 그의 그런 자세가 오늘 그를 그 자리까지 이끄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남탓은 바뀌는게 없지만, 내탓은 성장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 복도에서 우연히 들은 대화 한 토막이 A씨의 가슴을 콕 찔렀습니다. “또 우리 팀장 때문에 프로젝트가 엉망됐어.” 그 순간 A씨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가, 문득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어요. 과연 A씨는 얼마나 자주 남 탓을 하고 있었을까요?
지난주 고객 미팅에서 큰 실수를 했을 때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프레젠테이션 파일이 열리지 않아서 15분간 허둥댔거든요. 그때 B씨는 즉석에서 “IT팀에서 노트북을 제대로 점검 안 해줘서요”라고 변명했어요. 하지만 집에 와서 곰곰 생각해보니, 전날 밤 미리 체크했다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이런 경험, 여러분도 있으시죠? 시험을 망치면 문제가 너무 어려웠다고 하고, 다이어트에 실패하면 회사에서 회식이 너무 많다고 하고, 연애가 안 되면 요즘 사람들이 너무 까다롭다고 말이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외부 귀인‘이라는 현상입니다. 우리 뇌는 본능적으로 자존감을 보호하려고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 해요.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이긴 하지만, 이게 습관이 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어느 중소 회사에 두 명의 신입사원이 있었어요. 둘 다 비슷한 실력으로 입사했는데, 1년 후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A씨는 업무에서 실수가 생기면 항상 이렇게 말했어요. “선배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서요”, “시스템이 불안정해서요”, “자료가 부족해서요.” 반면 B씨는 달랐습니다. “제가 미리 확인했어야 했는데요”, “다음엔 이런 방법으로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죠.
결과는 예상하시는 대로였어요. A씨는 여전히 비슷한 실수를 반복했고, B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서 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접근 방식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결과를 만들어낸 거예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실패를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직장인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68%나 높았어요. 반대로 내부 요인으로 분석하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 능력이 평균 2.4배 빨리 향상됐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뇌과학적 근거예요. 스탠포드 대학의 캐롤 드웩 교수 연구팀이 fMRI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내 잘못이야“라고 인정하는 순간 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됩니다. 이 부위는 문제 해결과 학습을 담당하는 곳이에요. 즉,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뇌가 해결책을 찾기 시작한다는 거죠.
제 개인적인 경험도 이를 증명해요. 30대 초반 창업에 실패했을 때, 처음엔 정말 억울했거든요. 투자자가 약속을 어겼다, 시장 상황이 나빠졌다, 팀원들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 온갖 핑계를 댔어요.
하지만 6개월 후 차분히 돌아보니 제 잘못이 훨씬 많았습니다. 시장 조사를 대충 했고, 팀원들과의 소통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준비가 덜 됐는데 성급하게 시작했던 거예요. 그 깨달음 이후로 두 번째 사업은 훨씬 신중하게 접근했고, 다행히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남긴 말이 있어요.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말라. 그것은 또 다른 잘못이다.” 200년도 더 된 말이지만, 지금도 유효한 지혜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남탓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로, 감정적 반응을 3초만 늦춰보세요. 뭔가 잘못됐을 때 바로 “아, 진짜 짜증나!”라고 하지 마시고, 심호흡 한 번 하면서 “어떻게 하면 될까?”를 먼저 생각해보는 거예요. 이 작은 습관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듭니다.
두 번째는 질문을 바꾸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됐지?” 대신 “내가 뭘 할 수 있지?”로 바꿔보세요. 전자는 과거에 매몰시키지만, 후자는 미래로 향하게 합니다.
세 번째로 ‘아직’이라는 단어를 활용해보세요. “나는 이걸 못해” 대신 “나는 이걸 아직 못해”라고 말하는 거예요. 단어 하나 차이지만, 뇌는 완전히 다르게 반응합니다.
특히 직장인들에게 이런 마인드셋 전환이 더욱 중요해요. 요즘같은 불확실한 시대에는 남 탓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거든요.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적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핵심 역량이 되었어요.
제가 컨설팅을 하면서 만난 성공한 CEO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위기 상황에서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나?”를 따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대신 “어떻게 해결하지?“에 집중해요. 피터 드러커가 말한 “문제에 집중하지 말고 기회에 집중하라“는 말씀이 바로 이런 의미죠.
실제로 포춘 500대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어요. 승진 속도가 빠른 임원들은 회의에서 ‘~때문에 안 된다‘는 표현을 쓰는 빈도가 일반 직원보다 73% 낮았습니다. 대신 ‘~하면 될 것 같습니다‘라는 해결책 중심의 표현을 2.8배 더 많이 사용했어요.
물론 모든걸 내 탓으로 돌리라는 건 아니에요. 그건 자학이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되, 그 안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자는 겁니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명언이 생각나네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날씨는 통제할 수 없지만, 우산을 챙기는 건 통제할 수 있잖아요.
제 친구 중에 영업직으로 일하는 분이 있는데, 예전엔 실적이 안 나오면 “경기가 안 좋아서”, “고객들이 까다로워서”라고 했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접근법을 바꿨대요. 거절당하면 “다음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볼까?”를 고민하기 시작한 거죠. 결과적으로 올해 전사 1위 실적을 올렸어요.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도 이런 마인드셋이 중요해요. 아이가 성적이 안 좋을 때 “요즘 문제가 너무 어렵다”, “학원에서 제대로 안 가르쳐준다”라고 하면, 아이도 똑같이 배우게 됩니다. 대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주세요.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관계가 안 좋아지면 “상대방이 이해를 못 한다”고 하기 쉽지만, “내가 더 잘 표현할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해보면 관계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들어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많이 진행하는데, 특히 이 세대에게 이런 마인드셋이 더욱 필요하다고 느껴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중시하는 건 좋지만, 그게 책임 회피로 이어져서는 안 되거든요.
실제로 20대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어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받는 평가 점수가 평균 27% 높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직원들의 연봉 상승률도 일반 직원보다 1.6배 높았어요.
내탓으로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피해자에서 주인공으로 바뀝니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이게 진짜 파워풀한 변화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 한 말이 인상적이에요.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은 내 인생에서 일어난 최고의 일이었다. 성공했다는 무거움이 다시 초심자가 된다는 가벼움으로 바뀌었고, 내 인생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로 들어서게 해주었다.”
그는 해고를 회사 탓으로 돌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았고, 그 결과 픽사를 만들고 결국 애플로 돌아가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어려워요. 자존심도 상하고, 인정하기 싫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성장의 신호입니다. 근육이 아플 때 자라는 것처럼, 마음도 불편할 때 성장하는 거예요.
제가 추천하는 작은 실천법이 있어요. 매일 자기 전에 5분만 투자해서 하루를 되돌아보는 거예요. “오늘 뭔가 잘못됐을 때 남 탓을 했나? 그 상황에서 내가 다르게 할 수 있었던 건 뭘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세요.
처음 한두 주는 별로 떠오르는 게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계속하다 보면 점점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는 눈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 눈이 생기는 순간부터 진짜 변화가 시작돼요.
또 하나 권해드리고 싶은 건 ‘실패 일기’ 쓰기예요. 거창한 건 아니고, 작은 실수나 아쉬웠던 일들을 기록하면서 “다음엔 어떻게 할까?”를 적어보는 거예요. 처음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런 기록들이 나중에 엄청난 자산이 됩니다.
실제로 성공한 운동선수들 중에 이런 방식으로 훈련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경기에서 실수했을 때 심판 탓, 상대방 탓을 하는 대신 자신의 플레이를 분석해서 개선점을 찾는 거죠.
우리나라 문화적 특성상 “내 잘못이야”라고 말하는 걸 약함의 표시로 여기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진짜 강한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그걸 개선해나가는 사람입니다. 이건 약함이 아니라 용기예요.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도 이런 지혜를 알고 있었어요. “자신을 알면 백전불태”라는 말처럼,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이 모든 성공의 출발점이라고 봤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책과는 다르다는 점이에요. 자책은 “내가 바보야”, “난 항상 이래”처럼 자신을 공격하는 거예요. 하지만 건설적인 자기 성찰은 “이번엔 이런 실수를 했구나”,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처럼 미래 지향적입니다.
마치 좋은 친구가 조언해주는 것처럼 자신에게 말해보세요. 친구가 실수했을 때 우리가 하는 것처럼, 따뜻하지만 솔직하게 말이에요.
요즘같은 시대에는 이런 마인드셋이 더욱 중요해져요. 변화가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졌거든요. 이럴 때일수록 남 탓하고 있을 시간에 빨리 적응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분들이 깨달았을 거예요. 상황 탓만 하고 있던 사람들은 계속 어려움을 겪었지만, 새로운 방법을 찾아 도전한 사람들은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냈죠.
제가 아는 카페 사장님이 있는데, 코로나 초기에 매출이 80% 줄었어요. 처음엔 정말 절망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 “언론에서 겁만 준다”고 불평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극복할까?”를 고민했대요.
결국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만들고, 홈카페 키트를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매출이 코로나 이전보다 오히려 30% 증가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이렇게 달라진 거예요.
이런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이유는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예요.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관점만 바꾸면 되거든요.
오늘부터 딱 하나만 바꿔보시면 어떨까요? 뭔가 잘못됐을 때 첫 번째 반응을 “누구 때문에”에서 “어떻게 하면”으로 바꾸는 거예요. 이 작은 변화가 여러분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정말 궁금합니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남 탓은 그 자리에 머물게 하지만, 내 탓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여러분의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그 첫 걸음이 바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될 거예요.
버나드 쇼의 말처럼 “변화는 고통스럽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은 더 고통스럽다”는 걸 기억하시면서, 용기 있는 선택을 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