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양 떼를 이끄는 목동이 살았습니다. 그는 양들을 훌륭하게 돌보며 모두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한 여행자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양들을 잘 이끌 수 있습니까?” 목동은 웃으며 답했습니다. “양들을 이끌기 전에 먼저 저 자신을 이끄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양들을 돌보기 전에 제 몸과 마음을 먼저 챙깁니다. 제가 흔들리면 양들도 불안해하거든요.”
이 이야기는 리더십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을 이끌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창조는 바로 자기 자신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국내 성인의 91.4%가 자기 관리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셀프리더십, 즉 자기 자신을 먼저 이끄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왜 자기 관리가 리더십의 시작일까요
회의 시간에 늘 지각하는 팀장, 감정 조절이 안 되어 직원들에게 소리 지르는 리더, 스스로 정한 원칙도 지키지 못하는 상사. 이런 리더 밑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리더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더의 신뢰는 그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에서 나옵니다.
셀프리더십은 단순히 자기 계발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기 목표 설정, 자기 통제, 내재적 동기부여에 의한 능동성에 기초한 리더십입니다. 스스로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이자 자기 효능감을 위한 기술입니다.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셀프리더십이 높은 학생들은 성적도 더 좋았고, 실습 만족도도 높았으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더 잘 대처했습니다.
직장인 116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리더들은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팀원들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리더들은 자기 평가와 타인의 평가가 70% 정도 일치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조차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을까요?
자기 자신을 이끄는 세 가지 핵심
첫 번째는 자기 인식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가 강조한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잘 모릅니다. 바쁜 일상에 쫓기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매일 5분씩 자기 성찰 시간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되고 스트레스가 감소했습니다. 자기 성찰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 선택이 내 가치관과 일치하는지 물어보는 겁니다. 거울을 보듯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자기 통제입니다. 알기만 하면 뭐합니까,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된 존재다. 따라서 우수성이란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자기 통제는 충동을 억제하고, 장기적 목표를 위해 단기적 유혹을 참아내는 능력입니다.
하지만 자기조절자원은 한계가 있습니다. 근육처럼 계속 쓰다 보면 지치고 소진됩니다. 한 연구에서 자기조절자원이 소진된 상태에서는 이후의 자기 통제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참는 게 아니라 자기조절자원을 관리하는 겁니다. 충분한 휴식, 적절한 보상, 명확한 목표 설정이 자기 통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듭니다.
세 번째는 자기 동기부여입니다. 외부의 평가나 보상이 아니라 내면의 동기로 움직이는 겁니다. “어떠한 일을 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일을 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들리지만, 여기서 핵심은 ‘내가 진짜 원해서 하는가’입니다. 억지로 하는 자기 관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성인 대상 조사에서 하루 평균 1.6개의 루틴을 실천하는 사람이 77.9%였습니다. 그들이 루틴을 실천하는 이유는 ‘자기 관리를 위해’ 57.1%,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 42%였습니다. 외부 압력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목표였기에 지속 가능했습니다.
매일 실천하는 셀프리더십 습관
첫 번째 습관은 아침 루틴 만들기입니다. 성공한 리더들의 공통점은 아침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 쓴다는 겁니다. 운동, 명상, 독서, 일기 쓰기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중요한 건 하루를 남이 아닌 내가 시작한다는 느낌입니다. 미라클 모닝 챌린지에 1000명 이상이 몰렸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침 시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뜻입니다.
한 마케팅 임원은 매일 아침 출근 전 30분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3개월 후 스트레스가 줄고 업무 집중력이 높아졌습니다. 작은 습관이지만 그녀의 하루 전체를 바꿨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작은 일이라도 매일 반복해서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81%였습니다. 하루 10분의 작은 변화가 결국 삶을 바꿉니다.
두 번째 습관은 명확한 목표 설정입니다. 막연하게 “운동해야지”, “책 읽어야지”가 아니라 “매일 아침 7시에 30분 걷기”, “주말마다 한 권씩 읽기”처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겁니다. 셀프리더십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자기 목표 설정입니다. 스스로 세운 목표는 수행 수준을 높이고, 자신에게 이를 이행하도록 지시하는 행동 전략이 됩니다.
한 연구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그룹은 막연한 목표를 세운 그룹보다 목표 달성률이 42% 높았습니다. “올해는 건강해지겠다”보다 “매주 3회 헬스장 가기”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목표를 적어두는 겁니다. 일기나 다이어리에 쓴 사람의 36.7%가 루틴을 더 잘 지켰습니다.
세 번째 습관은 자기 보상입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스스로를 축하하고 칭찬하는 겁니다. “나 잘했어”, “오늘도 해냈네” 이런 작은 인정이 동기를 유지하게 만듭니다. 성공을 축하하는 건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신을 칭찬하거나 포상하는 방법으로 반드시 성공을 축하해야 합니다.
한 전업 아빠는 매일 20분 운동을 6개월간 유지했습니다.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 “한 주를 채우면 주말에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봅니다. 작은 보상이지만 큰 동기가 돼요”라고 답했습니다. 보상은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좋아하는 커피 한 잔, 맛있는 음식, 여유로운 산책도 충분합니다.
네 번째 습관은 자기 감시입니다.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고 점검하는 겁니다. 운동 앱으로 걸음 수를 확인하고, 독서 목록을 체크하고, 습관 트래커로 실천 여부를 표시하는 것들입니다. 루틴 관련 앱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23%였는데,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루틴 유지율이 높았습니다.
자기 감시는 자기 통제를 쉽고 효과적으로 증진시킵니다. 눈으로 확인하면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 빠뜨리면 연속 기록이 끊긴다”는 생각이 행동을 이끕니다. 시간 관리를 중심으로 한 자기조절 학습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시간 관리 능력과 학습 동기가 모두 향상되었습니다.
위대한 리더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윈스턴 처칠
자기 관리가 무너질 때 대처법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무너지는 날이 있습니다. 피곤해서, 바쁘서, 기분이 안 좋아서 루틴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때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자책하며 포기하는 사람과 다시 시작하는 사람의 차이가 결과를 만듭니다.
윈스턴 처칠은 “위대한 리더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고 말했습니다. 루틴이 무너진 것도 일종의 작은 위기입니다. 이때 “역시 난 안 돼”라고 생각하는 대신 “오늘은 쉬어가는 날이구나”, “내일 다시 하면 돼”라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자기조절자원이 소진되었을 때는 포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30분 운동”이라는 목표가 부담스러울 때는 “이번 주에 3번 운동”으로 유연하게 조정하는 겁니다. 완벽주의는 오히려 지속을 방해합니다. 한 연구 참여자는 “처음엔 매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일주일에 5번만 해도 된다고 기준을 낮추니까 오히려 더 잘 지키게 되더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대처법은 환경을 바꾸는 겁니다. 의지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운동하기 싫을 때 운동복을 미리 꺼내놓으면 행동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책 읽기 싫을 때 침대 옆에 책을 두면 자연스럽게 손이 갑니다. 참지 않고 환경을 바꾸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세 번째는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겁니다. 자신의 목표를 친구나 동료에게 공유하면 사회적 압력이 생깁니다. 좋은 의미의 압력입니다. “요즘 운동하고 있어”라고 말하면 “어때? 잘되고 있어?”라는 질문을 받게 되고, 그게 동기가 됩니다. 주변에 자신의 활동을 알린 사람의 30.3%가 루틴을 더 잘 유지했습니다.
탁월한 리더십의 핵심은 권위가 아닌 영향력이다.
켄 블랜차드
셀프리더십이 만드는 영향력
자기 자신을 잘 이끄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말로 설득하지 않아도 그의 모습 자체가 메시지가 됩니다. “저 사람처럼 살고 싶다”,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켄 블랜차드는 “탁월한 리더십의 핵심은 권위가 아닌 영향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직의 리더로 갖춰야 할 조건 1위가 ‘책임감’ 54%였습니다. 그 책임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에서 시작됩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지킵니다. 자기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팀의 분위기도 이끌 수 있습니다. 자기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이 팀의 일정도 효율적으로 운영합니다.
셀프리더십이 높은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태도도 긍정적입니다. 한 연구에서 셀프리더십이 변화 수용도를 높이고, 조직 적응력을 향상시킨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기 자신을 이끄는 연습을 한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 외부 환경이 흔들려도 내면의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생 대상 연구에서도 셀프리더십이 높을수록 대학 생활 적응도, 학업 성취도, 대인관계 만족도가 모두 높았습니다. 이는 직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자기 자신을 잘 이끄는 직원은 상사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일을 찾아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주도적으로 해결합니다. 이런 사람이 결국 리더가 됩니다.
작은 시작이 만드는 큰 변화
리더십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것만이 리더십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 그것이 진짜 리더십의 시작입니다. 목동이 양들을 이끌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봤듯이, 당신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전에 먼저 자신을 제대로 이끌어야 합니다.
오늘부터 시작해보세요. 아침에 10분 일찍 일어나기, 하루 한 가지 감사한 일 적기, 저녁에 5분 명상하기, 주 3회 30분 걷기. 뭐든 좋습니다. 작고 구체적인 목표 하나를 정하고 실천하세요.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70%만 지켜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꾸준함입니다.
자기 자신을 이끄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은 변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말하지 않아도 행동이 메시지가 됩니다. 억지로 리더가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사람들이 당신을 따르게 됩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타이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에서 나오니까요.
목동의 이야기를 기억하세요. 양들을 이끌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이끄는 법을 배웠던 그 목동을.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자기 자신에게 질문해보세요. “나는 나 자신을 제대로 이끌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당신의 리더십을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