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을 없애는 9단계 비법

여러분은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중요한 프로젝트 마감이 다가오는데도 SNS를 계속 보고 있거나,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한 지 벌써 3개월째인데 아직도 운동복만 쳐다보고 있는 미루는 습관에 젖어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 말이에요. 매일 아침 ‘오늘은 꼭 시작해야지’라고 다짐하면서도 저녁이 되면 ‘내일부터 하면 되지’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화가 나고, 자책하고, 결국 자존감마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죠.

게으름(미루기) 진단 테스트

미루는 습관은 단순히 게으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만성적 지연 행동’이라고 부르며, 전 세계 성인의 약 20퍼센트가 이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더욱 놀라운 건, 대학생의 경우 그 비율이 50퍼센트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한 시간 관리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미루는 습관 진짜 이유: 뇌과학이 밝힌 진실

캘거리 대학교의 피어스 스틸 교수는 수십 년간 미루기 행동을 연구하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일을 미루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의 작은 즐거움과 미래의 큰 보상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때,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지금의 즐거움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넷플릭스를 한 편만 더 보게 되고, 중요한 보고서 작성은 내일로 미루게 되는 이유입니다.

저는 최근에도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맞닥뜨렸습니다. 공모전 책 원고 마감을 앞두고 있었지만, 매일 ‘내일부터 집중해서 쓰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결국 마감 3일 전이 되어서야 정신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은 제가 원하던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리고 공모전에 떨어졌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평생 이렇게 살 것이라는 사실을요.

그 후 저는 심리학 연구들을 찾아보고, 여러 방법을 시도하며 제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미루지 않고 일을 처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린 이후에 공모전에 출품한 원고는 채택이 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것은 바로 그 여정에서 발견한, 과학적으로 검증된 실용적인 방법들입니다.

감정이 미루기를 만든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미루기는 감정의 문제입니다. 팀 피칠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일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일을 할 때 느껴질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루함, 불안감, 좌절감, 자기 의심 같은 감정들 말이죠. 우리는 이런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으로 그 일을 피하게 됩니다.

한 가지 우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매일 그 바위를 보며 ‘누군가 저걸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한 소년이 바위에 다가가 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매일 조금씩 밀자 어느새 바위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결국 길 밖으로 밀어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놀라워하자 소년은 말했습니다. “저는 바위 전체를 옮기려 한 게 아니에요. 그냥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밀었을 뿐이에요.”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한 시작이 아니라, 작은 시작입니다.

방법 1: 2분 규칙으로 즉시 행동하기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는 2분 규칙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앨런이 제안한 이 방법은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어떤 일이든 2분 안에 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하라는 것입니다. 이메일 한 통 보내기, 책상 정리하기, 설거지 시작하기 같은 작은 일들 말이죠. 이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일을 미루는데 드는 정신적 에너지가 실제로 그 일을 하는 것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적용하면서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를 정리하는 2분짜리 습관이, 하루 전체의 생산성을 바꿔놓았습니다. 작은 성취감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연쇄반응을 만들어낸 것이죠.

방법 2: 시작 의식 만들기

두 번째는 시작 의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경기 전에 항상 같은 루틴을 따릅니다. 이는 뇌에게 ‘지금부터 집중할 시간이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의식을 만들어보세요. 좋아하는 음악을 틀거나,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거나, 깊게 숨을 세 번 쉬는 것처럼 말이죠.

제 경우에는 글을 쓰기 전에 항상 책상을 깨끗이 정리하고, 좋아하는 향초를 켜고, 타이머를 25분으로 맞춥니다. 이 단순한 의식이 제 뇌에게 ‘이제 집중할 시간’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자연스럽게 작업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느낍니다.

방법 3: 미래의 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세 번째는 미래의 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기입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미래의 자신을 마치 다른 사람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일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부지런하고, 더 의지가 강할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는 것이죠. 하지만 내일의 나도 결국 오늘의 나와 똑같은 사람입니다.

대신 이렇게 해보세요. 지금 이 일을 미루면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입니다. 마감 하루 전날 밤, 식은땀을 흘리며 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반대로 지금 바로 시작했을 때의 자신도 상상해보세요. 여유롭게 일을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을 즐기는 모습을요.

방법 4: 환경을 재설계하기

네 번째는 환경을 재설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의지력은 생각보다 약합니다. 책상 위에 스마트폰이 있으면,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자꾸 손이 갑니다.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는 이를 ‘선택 설계’라고 불렀습니다. 올바른 선택을 더 쉽게, 잘못된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죠.

제가 실천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글을 쓸 때는 스마트폰을 감옥에 가두고, 인터넷이 필요 없는 작업은 와이파이를 끕니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전날 밤 운동복을 침대 옆에 미리 준비해둡니다. 이렇게 작은 환경 변화가 행동을 바꾸는 데 놀라운 효과를 발휘합니다.

방법 5: 자기 연민 실천하기

다섯 번째는 자기 연민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인데, 자신에게 엄격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캐롤라인 애덤스 밀러 박사의 연구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자신을 비난하고 자책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미루고,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일수록 일을 더 잘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일을 미뤘다고 자신을 책망하는 대신, “괜찮아, 누구나 힘들 때가 있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라고 말해보세요. 이 작은 마음가짐의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저 역시 이전에는 일을 미룰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한 걸까’라며 자책했지만, 이제는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구나. 그래도 조금이라도 해보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법 6: 보상 시스템 만들기

여섯 번째는 보상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뇌는 보상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일들은 즉각적인 보상을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보상을 만들면 됩니다. 한 시간 동안 집중해서 일했다면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거나, 짧은 산책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제임스 클리어

제임스 클리어는 그의 저서에서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매력적으로 만들어라”고 말했습니다. 지루한 일도 그 뒤에 작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면, 시작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저는 어려운 글쓰기 작업을 마치면 좋아하는 초콜릿 한 조각을 먹습니다. 이 단순한 보상이 다음번 작업을 시작할 때 긍정적인 기대감을 만들어줍니다.

방법 7: 마감을 세분화하기

일곱 번째는 마감을 세분화하는 것입니다. 큰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을 때, 멀리 있는 최종 마감일만 바라보면 시급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대신 일주일 단위, 혹은 하루 단위로 작은 마감을 만들어보세요. 오늘은 자료 조사, 내일은 아웃라인 작성, 모레는 초안 작성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한 연구에서 학생들에게 보고서를 주면서 한 그룹에는 최종 마감일만 알려주고, 다른 그룹에는 중간 마감일을 여러 개 설정해주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중간 마감일이 있는 그룹이 훨씬 높은 품질의 보고서를 제출했고, 마감 직전의 스트레스도 현저히 낮았습니다.

방법 8: 시작의 장벽 낮추기

여덟 번째는 시작의 장벽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을 미루는 또 다른 이유는 시작하기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시작을 바보같이 쉽게 만들어보세요. 운동을 하고 싶다면 ’30분 운동하기’가 아니라 ‘운동복 입기’를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글을 쓰고 싶다면 ‘3000자 쓰기’가 아니라 ‘한 문장 쓰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죠.

놀랍게도, 일단 시작하면 계속하게 됩니다. 물리학의 관성의 법칙처럼 말이죠. 정지해 있는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데는 큰 힘이 필요하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계속 움직이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저는 글쓰기가 막힐 때마다 “일단 한 문장만 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한 문단이 되고, 한 페이지가 됩니다.

방법 9: 진행 상황을 시각화하기

마지막으로, 진행 상황을 시각화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진전을 볼 때 동기부여를 받습니다.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만들거나, 달력에 매일 일을 완료한 날을 표시해보세요. 작은 성취들이 쌓이는 것을 보면, 다음 행동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는 매일 새로운 농담을 쓰기 위해 달력에 큰 X표시를 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X 표시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단순한 방법이 그를 세계적인 코미디언으로 만들었습니다.

완벽함이 아니라 방향이 중요합니다

미루는 습관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 역시 여전히 가끔 미루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조금씩,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죠.

거의 모든 훌륭한 글은 끔찍한 첫 번째 초안에서 시작됩니다.

앤 라모트

작가 앤 라모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의 모든 훌륭한 글은 끔찍한 첫 번째 초안에서 시작됩니다.” 이는 글쓰기뿐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됩니다. 완벽하게 시작하려고 기다리지 마세요. 불완전하더라도 지금 시작하세요.

여러분, 오늘 이 글을 읽은 것만으로도 이미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이제 다음 단계는 아주 작은 한 가지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2분 규칙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미뤄왔던 작은 일 하나를 지금 당장 해보세요. 그 작은 실천이 여러분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느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지금, 이 순간 시작하는 것입니다.

게으름(미루기) 진단 테스트

댓글 남기기